저택과 밀실. 전형적인 클로즈드 서클인가. 아니다. 현대 미스터리에서 곧잘 사용되곤 하는 특수설정이 더해진다. 이른바 [저택×밀실×타임루프]의 교차와 믹스.
흔히 인물 이름의 국적에 따라 독자는 작품의 무대 등 전체 상(像)을 무의식적으로 한정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영겁관 초연속 살인 사건>은 일본 작품임에도 등장인물의 이름이 모두 서양식이다. 게다가 밀실, 평면도까지 있으니 존 딕슨 카의 소설을 읽는 것 같기도.
이 작품엔 '사망하면 발동하는 저주'에 걸린 마녀가 등장하는데, 사망 시점으로부터 하루 전으로 타임슬립을 한다는 것(회귀)… 범인을 찾기 위해 타임슬립을 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을 데려가는 등(동반) 소위 특수설정이 있다.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일곱 번 죽은 남자>가 이 계열에서는 고전 중의 고전이라 불리고 있는데 이후 시라이 도모유키의 <엘리펀트 헤드>와 이 <영겁관 초연속 살인 사건>이 그 뒤를 잇지 않을까 짐짓 생각해 본다. (제목의 '초'연속이란 문구는 그야말로 끔찍한 희비극을 표현하기에 안성맞춤인 것)
주인공의 과거에 대한 설득력만 좀 더 갖춰졌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과 함께, "살인을 완성하기 위해 트릭을 사용하는가 vs. 트릭을 구축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가"의 기묘한 맥놀이가 아름답게 전해지는 작품이라고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을 정도.
개인적으로 앞서 언급한 <엘리펀트 헤드> 이후로 오랜만에 접한 '끔찍하면서도(그렇기 때문에야말로) 아름다운 결말'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