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일상 미스터리 중 가장 일상적인 작품인 것 같다. 이렇게 쓰면 무슨 대상을 받는구나... 무엇이 되었든 확실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된다는 것이겠지ㅎㅎㅎ 표지의 빵들도 예술이다. 노릇노릇 몽실몽실 아이싱의 윤기 좔좔... 일상성 뿐만 아니라 '빵'에 대해서도 진심이라는 뜻이겠지. 역시나 크루아상, 바게트, 시나몬롤, 초코소라빵, 카레빵의 차례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각각의 이야기 속에서는 그 빵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빵이다. 아니 그 빵들을 만들어내는 노스티모 빵집이 일본의 '성심당' 이다.
어느 빵이 가장 맛있었냐고? 추리는 크루아상, 감동은 카레빵, 재미는 초코소라빵, 그런데 칭찬은 시나몬롤에게 해주고 싶다. 질투심에 일부러 커피를 쏟았다는 추리를 한 것은 평범하지만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설정이 좋았다.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소설일 것이고 일리있는 반전이 될 것이다. 사실 생각해 보면 그런 일은 주위에서도 일어난다. "그거 알아? 누구가 사실은 그랬대!" "뭐라고? 대박!!!" 가라앉는 우리 삶을 조금이라도 띄우려 애쓰는 몸짓들. 딱 그 정도의 무리 없는 반전. 좋았다.
반면 크루아상은 추리 자체는 좋았는데 이후 반전이 좀 오버스럽다. 일본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 워낙 가깝고도 먼 나라인지라 '연예인' 이란 존재도 우리와 많이 다른 것이라 이해해 보련다. 또한 카레빵에서 갑자가 등장한 펜데믹의 추억도 조금 뜬금 없었다. 이미 빵집에서 일을 잘하고 있는 사람이 하기에는 새삼스러운 고민인 것 같다. 그리고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고민은.......처음 들어보았다. 그런 것도 있구나. 추리소설은 이렇게 새로운 정보도 알려주어 참 유익하다(!).
빵....이제는 그림의 떡이다. 앗! 떡도 그러하다. 떡은 그림의 빵이라고 해야 하나? 살아가는 것은 하나씩 포기해가는 여정인가보다. 처음엔 카페인, 그 다음엔 유당, 그 다음엔 알콜, 그 다음엔 글루텐....다음엔 뭘까? 이 책을 보고 있으면 한 입 가득 초코소라빵을 머리부터 베어물고 싶어진다. 시나몬롤의 몸서리치게 달큰한 향기가 코에 맴돌고 당장 아아 한 잔과 함께 손가락 쪽쪽 빨며 와구와구 뜯고 싶다.
하지만 참는다............. 왜? 나는 얼은이니까.
울지 않고 참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