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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발간
2026.06.14 21:10

마술사가 너무 많다 - 랜들 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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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이므로 먼저 책의 설정에 나를 맞추어야 한다.

설정 하나. 영불제국이다. 그 외의 나라, 특히 폴란드나 러시아 등등은 다 적국이다.

설정 둘. 지금의 과학이 그곳에선 마술이다. 그래서 마술사가 과학자다. 그런데 마술은 요술이 아니라서 원하는 대로 다 되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 그 까닭을 매우 과학적으로(?)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설정 셋. 시기는 20세기이다. 여전히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자욱한 런던에서 삯마차들이 드레스 치렁치렁한 귀부인을 태우고 달리는 것은 똑같다.


탐정역은? 노르망디 대공의 주임수사관 다아시경. 뭔가 친근하다. 내가 예전에 이 사람을 만났었나? <셰르부르의 저주>라..........기억나지 않는다. 함께 행동하는 주임 법정 마술사 숀 오로클린도 있다.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ㅎㅎㅎ

책을 펼치자 마자 바로 사건 현장이다. 셰르부르의 싸구려 월세촌, 아무도 온 사람이 없는데 살해된 남자. 이어서 런던의 화려한 마술사 컨벤션 장, 자신의 객실(=밀실)에서 살해당한 마스터 마술사. 그리고 실종된 호텔 야간 지배인. 이렇게 3건의 사건이 이중 삼중 스파이들의 첩보작전과 어디까지 가능할까 궁금한 흑마술과 어디까지 막아낼까 궁금한 백마술 속에 뒤엉켜서 굴러간다. 다시 말해 읽는 이에게는 삼중고다(?). 또다시 말해 과학적인 마술이라는 SF설정을 이해해야 하고 서로 속고 속이는 국제적 첩보 작전을 이해해야 하고 비밀스런 흑마술의 세계를 파헤쳐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다아시경만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탤런트' 라는 마법 능력을 타고나지 못해 오로지 논리로만 마술을 이해하는데도 그를 둘러싼 수많은 마스터 마술사와 그랜드 마스터 마술사와 저니맨(도제)과 기타 감응능력자들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 눈 앞에서 펼쳐지는 믿기 힘든 흑마술과 백마술의 지팡이(?)대결을 보면서도 절대 한 눈 팔지 않는다. 더 말하면 스포가 될 것만 같지만 다 읽고 난 지금은 너무 화가 난다. 힘들게 삼중고를 뚫고 나왔는데 알고 보니 범인은 그냥 거기에 있었다면? 작가의 모든 방해공작에 정직하고 신나게 놀아난 것이었다면? 그렇다고 뭐라 할 수 없는 것이 작가도 너무나 논리적으로 다 주었다면? 뭔말이냐면............... 다아시경이 참 멋지다는 얘기다.

키 크지 잘 생겼지 신사적이지 용감하지 영민한 두뇌에 강한 의지력과 도덕성까지!

복잡하지만 재미있는 책이다. 이틀을 아주 즐겁게 독서에 푹 빠졌다. 제목이 <요리사가 너무 많다>의 패러디라는데 제목만 그런건지 내용의 측면에서도 관련이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그 책에서도 네로 울프(사실은 그 조수)가 참 멋졌다는 것외에는 기억나는 것이 없다.ㅎㅎ 그 책이 어디 있더라...........?

​​​​​​​

  • 한영민 2026.06.14 22:46
    예전에 출간된 판본의 해설에 따르면 다아시 경의 사촌형과 그의 부하 수사관이 네로 울프와 아치 굿윈을 모델로 한 캐릭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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