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돌아오다>의 작가의 데뷔작이다. 곤충탐정 에리사와 센의 시작이라 꼭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빨리 출간되다니 매우 기뻤다. 그래서 그의 시작은 어땠냐고?
좀 많이 엉뚱하고 종잡을 수 없는 인물로 보여지는데, 그 까닭은 다른 사람의 시점에서 관찰되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그는 원래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왜 곤충을 찾아 돌아다니고 잡았다가 놓아줄까? 그러다 사건에 휘말리는데 왜 곤충 찾는 것 처럼 진심으로 진상을 찾아 다니는 걸까? 그래서 그 결과는?
남다른 관찰과 멋진 추론으로 진상을 밝혀내는 것도 있지만 얻어걸리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표제작인 <서치라이트와 유인등>에서 '주전자' 같은 것이다.(이 주전자는 표지 그림에도 나온다. 흰 옷을 입고 서치라이트를 비추는 요정 같은 아이는 허구이지만, 뒷표지 쪽을 잘 들여다보면 보이는 주전자는 진짜다.ㅎㅎㅎ 그리고 더더더 잘 들여다보면 사슴벌레 같은 것도 보이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것은 장수풍뎅이이다. 둘은 엄연히 다른데...쩝. 어쨋든 그래도 지난 <매미~~>에 이어 맘에 드는 아름다운 표지이다.) 여기서는 에리사와의 추리보다는 공원순찰 할아버지와 일본식 개그 만담같은 대화가 웃기고 나중에 노숙자에게 충고하는 부분이 가슴 찡하다. 이 작가의 작품 전반에서 흐르는 따스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 뭔가 데뷔작 답다고 할까?
이 단편집에는 총 5개의 단편이 있는데 표제작이 제일 맘에 들고 두번째 <호버링 버터플라이>에서는 에리사와의 법의곤충학적인 면모를 조금 볼 수 있다. 세번째와 네번째 작품에서는 일상 속에서 스치고 지나가는 애닲은 인간사와 그 속의 어리석음을 드러내어 진실을 밝혀주는 에리사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헛된 욕망에 사로잡혀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스스로와 사랑하는 이를 망치는 불쌍한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 작품 <대림절의 고치>에서는 에리사와의 예리한 관찰력과 추론 능력을 바탕으로 한 추리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스스로 고치에 갇힌 한 소년을 구해주(도록 유도하)는 따뜻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런 탐정 너무 좋다. 사람 사는 얘기와 기발한 추리 모두 볼 수 있는, 슬프지만 따뜻한 에리사와 센의 이야기를 더 보고 싶다. 나비를 따라 장수풍뎅이를 따라 곳곳을 떠돌아다니며 작은 사건 큰 사건 다 만나고 다니면 좋겠다. 유인등에 모여드는 죄 지은 사람들 속에서 홀로 진실의 서치라이트를 비추면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