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 유가와 교수 시리즈는 <용의자 X의 헌신> 이후로 본 적이 없다. 이유는 그 이상의 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 않다는 것과 역시나 끝맺음이 개운하지 못할 같은 느낌적 느낌(?) 때문이다. 그러다 우연히 작가의 책을 발견하고 펼쳐보니 유가와 등장! 어디 한번 볼까? 했는데.......결론은 역시나(!) 였다.
50쪽 쯤 읽으니 제목의 퍼레이드가 축제의 퍼레이드라는 걸 알게 되고, 170쪽 쯤에서 축제의 분주한 틈을 타 온 마을이 싫어하는 악한이 죽는다. 무엇이 떠오르는가? <오리엔트 특급>이라면 어떠한가? 설령 비슷하다 하더라도 그렇게 통쾌하게(?) 해치운다면 기꺼이 즐겁게 읽어줄테다 하며 주욱주욱 읽어 나간다.
그런데.......역시나 유가와 교수의 등장부터 마음에 안 든다. 처음에는 그도 좋은 마음으로 <나미키야>에 관심을 가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는 분명 냉철하지만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이고, 쿨하지만 열정적으로 추리하는 꽤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런데 하필 그때 그가 만나지 못했으면 좋을 사건이 터진다. 쓸데없이 능력을 발휘하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그가 자신의 매력과 능력으로 더 멋지게 더 통쾌하게 이야기를 속 시원히 반전시켜 주기를 끝까지 바래 보았지만.......또 역시나. 이젠 그냥 그런 것도 그 인물의 특징이라고 봐야 하나.
책에서는 법의 한계를 이용해 괘씸하게 빠져나가는 정말 악마같은 용의자가 나온다. 그때문에 피해를 입은 불쌍한 인생들이 수십년에 걸쳐 괴로워할 때는 아무 일도 못했으면서, 유가와와 그의 친구 형사의 실력은 그 용의자의 죽음을 밝히는 데에는 순풍에 돛 단듯 발휘된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실도 증거는 희미하고 가까스로 돌려본 긍정회로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어쨌거나 남은 사람들의 인생들은 상처 받았고 긴 시간의 도움으로 서로를 위로할 뿐이다.
이 이야기가 맘에 들었다면, 그동안 놓쳤던 유가와 교수의 이야기들을 행복하게 찾아 읽었을 것이다. 그런데 별로 그럴 것 같지는 않다. 기쁘든 슬프든 뒷맛이 좋은 이야기가 좋다. 혹시 추천해주실 이야기가 있을까요? <한 여름의 방정식>? <성녀의 구제>? 아직 창창하시니 힘을 더 내보세요. 교수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