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소설보다 작가가 더 궁금했다 라고 하면 맞으려나? 판사, 변호사, 그리고 추리소설 작가. 역시 소설 곳곳에 작가의 이력이 물씬 느껴졌다. 장점도 될 수 있고 단점도 될 수 있겠다. 한편으로 이렇게 써도 되나? 싶기도 했는데 작가도 그 점을 걱정하는 듯하다. 그렇지만 내 생각에 판사님들은 바빠서 소설을 읽을 시간이 없지 않을까 싶다. 음......아니다. 그래서 더 문제인건가? 제대로 읽어 보지도 않고 얘기해서??
역시 '법의 체면'과 '완전 범죄' 가 인상깊었다. 다 읽은 후에도 다시 돌아가 읽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였다. 추리소설로는 '법의 체면'이 깔끔했다. 왜 주인공은 누가봐도 가망 없는 상고심에 매달리는가. 시한부 삶이라면 그렇게 하고 싶어지나. 그러면 첫장면에 나온 뜬금없는 강도살인은 뭐지? 한장 한장 전개가 흥미로웠다. 단편이란 것이 아쉬울 정도로. 그리고 결말은 가슴 아프고 사람의 집념이란 것이 무섭고 어차피 불완전한 사람이 만든 법과 불완전한 집행인에 (현실 속 법과 법조계에 이미 실망했지만) 한 번 더 실망했다.
그런데 '완전범죄'는 그런 정도를 넘어서 거의 공포물이었다. '법의 체면'은 가슴 아픈 사적 복수의 이야기였지만, 이것은 불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완전 범죄가 얼마나 있어 왔는지 (현실 속 법과 법조계에 이미 절망했지만) 한번 더 절망했다. 뻔뻔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비인간적인 인성과 반인권적 행태를 과시하는 자들이 어쩌면 더 다행인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적어도 그들은 알려지고 여론의 뭇매라도 맞으니까.
끝으로 두 가지는 꼭 말하고 싶다. 허점 많고 불완전한 법이지만 그것을 집행하는 사람의 도덕과 선의가 함께 한다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는 것. 또 하나는 그래서 우리의 법을 더욱 사랑하는 마음으로 제헌절이 공휴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