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발간

현장검증 - 이종관

by 규올 posted Sep 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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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검증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decca님의 말씀대로 탄탄한 고증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탄탄한 고증으로 작품의 현실성을 뒷받침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고증을 통해 장르적 재미를 잘 살린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종관 작가님은 이야기의 중심축을 구성하는 주요 떡밥들,
이야기의 구조를 척척 밝혀나가는 데 망설임이 없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시 말해 전개의 속도가 시원시원하게 빠르고, 이야기가 풍부하게 전개돼서 재미있었어요.

미스터리 장르물은 초보 작가는 있어도 초보 독자는 없어서
수수께끼가 밝혀지면 뻔해지기 십상이고, 뻔해지면 금방 시시해져서 무서운 장르가 아닌가 싶은데요.

<현장검증>에서는 
범인을 특정하는 것만이 아니라 어떻게 그의 죄를 법적으로 입증할 것인가,
법적/도의적 책임을 어느 선까지 받아들이고 어느 선까지 어길 것인가,
경찰의 관료제 조직 안에서 어떻게 운신할 것인가가 인물들을 움직이는 주요 과제가 됩니다.

이 과제가 끝까지 강력하게 인물들을 끌어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야기의 윤곽이 보인 후에도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누가 저질렀는지를 아는 게 전부가 아니라, 어떻게 법적으로 범인을 잡아넣을 것인가가 중요하니까요.

다만, 후반 20-30페이지 정도는 특정 인물의 대사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 전까지는 모든 인물의 대사나 언행이 하나하나 생생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웠어요.

특정 인물상에 이렇게 천편일률적인 캐릭터 묘사가 흔한 것은 어쩌면 이 장르 자체의 과제인가 싶기도 하네요.

다음 작품을 기대합니다. 영화화가 진행중이라고 언뜻 본 것 같은데 사실이라면 한지수 캐릭터의 예민한 캐릭터가 과연 잘 살아날지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