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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발간
2016.02.16 03:02

한여름 밤의 비밀 - 얀 제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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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가 했더니 차갑고 매서운 바람이 온세상을 다시금 꽁꽁 얼려버렸다. 아침 출근길 갑작스런 눈때문에 이곳 저곳 사고의 흔적들이 엿보인다. 명절 연휴도 끝이나고 기분만큼이나 싸늘하게 식어버린 월요일, 작은 생동감을 위해 집어든 책 한 권이 이 한 주의 시작을 활기차게 한다. 문득 생각해보니 이번 주말 회사 후배가 장가를 간다. 그래 봄이구나! 봄이 맞구나! 벌써 입춘이 지났고, 얼마 있으면 개구리도 깨어날텐데... 나도 조금씩 조금씩 책과 더 가까워져야 겠구나! 깨어야겠구나! 봄이니까.


그렇게 만난 책 한 권이 바로 얀 제거스라는 작가의 <한여름 밤의 비밀>이다. 사실 이 책을 손에 들었던 시간은 한 달이 훌쩍 넘는것 같은데 이제서야 페이지를 넘기게된다. 연말이다, 명절이다 하면서 잠시 밀어 놨던것이 어느새... 마부르크 문학상, 오펜바흐 문학상, 스위스 추리소설상.... 이 작품에 대한 수식이 꽤 화려한듯 보인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리 익숙하지 않은 독일 작가의 작품에다 처음 만나는 낯선 작가의 작품에 쉽게 페이지가 열리지 않았던듯 싶다.


사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작품들에 우리는 익숙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역시 작품에 대한 편식이 심한 편이라 일본 혹은 국내 작품들을 주로 접하곤한다. 독일 작품, 작가라고는 타우누스 시리즈의 넬레노이 하우스 정도가 익숙하달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로 시작해서 '사악한 늑대', '너무 친한 친구들'... 등 생각지도 못한 독일 작가로 인해서 한동안 유럽 미스터리가 사랑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게 전부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오랫만에 얀 제거스라는 독일작가와 만난다.


넬레노이 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에 필적하는 얀 제거스의 시리즈는 바로 '마탈러 형사 시리즈'이다. 이 작품 <한여름 밤의 비밀>이 바로 그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시리즈 첫번째 작품은 국내에도 2013년 출간되었던 '너무 예쁜 소녀' 라고 한다. 타우누스 시리즈의 주인공이 바로 수사반장 보덴슈타인이라면,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은 로버트 마탈러 형사이다. 프랑크 프루트 경찰청 강력계 팀장, 조금은 인간적인 면이 돋보이는 마탈러 형사가 바로 이 시리즈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인 것이다.



 

 



마탈러 형사가 이번에 수사하게 될 이야기를 잠깐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파리에서 극장을 운영하는 70대 평범한 호프만이라는 사람이 있다. 우연한 TV 출연이후 아버지가 남겼다는 마지막 유품이 그의 앞으로 배달되어 온다. 독일 아우슈비츠에서 생을 마친 아버지가 그에게 남겼다는 마지막 유품, 그 속에는 이 책의 제목과도 같은 '한여름 밤의 비밀'이라는 악보가 담겨져 있었는데,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곡가 자크 오펜바흐의 오페레타라고 한다.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이 악보, 하지만 그것이 진품일 경우 그 가치는 어마어마 할것이다.


이 악보의 진위를 가리고자 호프만을 TV에 출연시켰던 발레리 기자가 진위 여부를 가리기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하게 되는데, 약속장소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지게 되고 발레리가 납치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오랜 시간을 돌아서 빛을 보게된 아버지의 유품이자, 세계적 작가의 미출간 작품이라는 엄청난 가치를 가진 악보의 존재와 그 악보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배후와 살인 사건.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드디어 두 팔, 두 손을 걷어붙인 베테랑 마탈러 형사의 활약!이 시작된다.


한낱 악보 한장 때문에? 아니 어쩌면 굉장한 금전적 가치가 있는 악보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 이 악보에 담긴 역사적 사실, 숨겨진 비밀이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다. 범인은 누구일까? 사건의 범인을 쫓는 일보다 왜?에 더 관심이 간다. 왜 이 악보에 집착하는 것일까? 하는 문제에 독자들을 시선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우리에게도 남의 이야기만이 아닌 과거의 아픔과 마주하게 된다. 더불어 미디어가 사건을 다루는 방식과 경찰 조직의 비리 등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두는 그의 시선이 신선하기만 하다.


숨막히는 추격과 심리 묘사가 탁월한 스릴러, 전혀 다른 이야기들인듯 했지만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면서 느끼게되는 쾌감! 그리고 마지막 반전!이 전해주는 재미란 역시 독일 스릴러 문학의 거장으로 떠올랐다는 얀 제거스라는 이름을 다시한번 선명히 기억하게 만든다. 넬레노이 하우스라는 이름과 더불어 다가온 또 한 명의 독일 미스터리 작가, 얀 제거스! '절대 독자를 지루하게 하지 않는다!' 라는 좌우명을 가졌다는 얀 제거스, <한여름 밤의 비밀> 역시 매력적인 소재와 탄탄한 구성이 돋보인다. 익숙하지 않은 유럽 미스터리로 맞이한 월요일, 그 색다른 즐거움으로 멋지게 한 주를 시작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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