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참 아름답다고 말할 것, 장강명 외

by 헤론 posted Sep 1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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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옆 작은 2층 서점 하나가 세 편의 소설이 되었다. 장강명 작가의 아이디어는 환상소설이 되었고, 정명섭 작가의 아이디어는 SF가 되고, 정해연 작가의 아이디어는 스릴러가 됐다. 그렇게 수(壽)·강(康)·녕(寧)의 자리는 채워졌다. 하지만 북(book)의 자리는 끝내 비워두었다. 어쩌면 그 빈자리가 이 소설의 백미일지도 모른다.

이야기는 같은 서점에서 출발해, 아주 멀리까지 간다. 유령들이 객석을 지키는 열네 시간짜리 밤샘 연주회. 알고리즘에 하루를 통째로 맡긴 가까운 미래. 마지막 두 페이지에서 앞을 전부 다시 읽게 만드는 살인사건까지.

장강명, 정명섭, 정해연. 세 사람의 작가는 각자의 역할을 맡은 듯, 전체가 하나로 이어지는, 그러나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토해냈다. 수복강녕에서 복(福)을 빼고 북(book)을 넣은 서점 이름이, 그대로 이 책의 설계도가 되었다.

그러나 한 편이 비어 있는 걸 발견할 것이다. 함께 쓰기로 한 네 번째 작가가 원고를 끝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출판사는 그 자리를 다른 글로 메우지 않았다. 차례에는 소설 없이 페이지 번호만 남은 줄이 하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