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인공 조단 터너(할리 베리)는 911비상전화 상황실에 근무하는 전화 접수원입니다. 그는 어느날 젊은 여성으로부터 “한 남자가 나를 납치하려 한다”는 전화를 받게 됩니다. 그는 911 전화로 피해자와 통화하며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시간을 끌려고 노력합니다. 그 과정에서 전화를 통해 납치 및 살해 과정을 생생하게 듣게 되고, 마지막에는 살인범과 통화하게 됩니다.
그리고 911전화 다음날, 여성은 시체로 발견됩니다.
6개월 후, 그 사건의 충격으로 전화 응대 임무에서 물러난 조단은 우연히 똑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이번의 피해 여성 케이시 웰신(아비게일 브레슬린)은 한 남자에게 납치돼 자동차 트렁크에서 갖힌채 911에 전화를 걸고 있는 상태.
그러나 그녀는 자동차 트렁크에 갖힌채 어딘가로 달리고 있어 위치도 모르고, 전화기는 구형이라 GPS
추적도 안되는 상태입니다. 어디로 출동해야 될지 몰라 경찰도 발을 동동 구르고, 오직 단서는 조단이 받고 있는 911 전화 뿐입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피해자의 생명줄은 조단이 받고 있는 911전화. 여기서 조단은 갖가지 기지를 발휘해서, 피해 여성에게 자동차 트렁크에 갖힌 상태에서도 마치 ‘헨젤과 그레텔’처럼 자신의 위치를 표시하도록 지시합니다.
조단과 피해여성의 노력에 힘입어 마침내 경찰이 용의 차량을 포착하기 직전, 필사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그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남자는 피해 여성을 알아보고 구하려는 시민들을 차례차례 살해합니다. 마침내 남자는 전화기를 빼앗아 조단을 비웃는 내용의 통화를 하고, 전화기를 부숴버립니다.
그리고 조단은 이 남자가 자신이 처음 전화통화했던 바로 그 연쇄살인범임을 깨닫습니다.피해자와 연결된 유일한 수단인 911전화마저 끊긴 절망적 상황. 조단은 상황실을 박차고 나와 자신이 직접 추적에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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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미국에 개봉된 할리 베리 주연의 ‘더 콜’은 여러가지 면에서 독특한 범죄 스릴러 영화입니다. 무엇보다도 영화 러닝타임의 대부분이 911 전화통화로 구성됐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 빠진 납치 여성과 911 전화 접수원의 전화통화로 영화 한편을 찍은 것인데, 이게 색다른 박력과 스릴로 다가옵니다.
어찌보면 전화박스 안에서 살인범과 주인공의 전화통화로 영화 한편을 찍은 콜린 파렐 주연의 ‘폰 부스’와도 비슷한 컨셉이라고도 할수 있는데요, 실제로 이 영화는 ‘폰부스’의 감독이었던 조엘 슈마허가 본래 감독으로 내정돼 있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머시니스트’의 감독 브래드 앤더슨으로 바뀌긴 합니다만.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전화박스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너무 작위적인 설정을 한 ‘폰부스’보다는, 911전화응대원과 납치여성의 전화통화라는 설정의 ‘더 콜’ 쪽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독특한 컨셉은 그동안 다른 스릴러 영화에서 볼수 없는 또다른 박력을 줍니다. 무엇보다도 납치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마의 정체입니다. 영화는 스토리 중반까지는 살인범의 얼굴도 보여주지 않으며, 납치여성이 911전화를 통해 던져주는 단서 하나하나를 911전화 응대원 조단이 접수해 확인하는 과정을 그리는데, 여기서 관객은 주인공들의 급박한 심정을 그대로 느낄수 있습니다.
게다가 911전화통화라는 소재 때문에 연쇄살인이라는 소재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액션이나 잔혹한 묘사 없이 영화를 끌어나가는 힘을 보여줍니다. 물론 트렁크와 911 상황실에서 영화 대부분을 찍다보니 예산이 적게 들었다는 장점도 있지요.
배우들의 연기도 좋습니다. 보글보글 파마머리를 한 흑인 중년 911 전화 접수원(할리 베리)과 철딱서니없는 어린 백인여성(아비게일 브레슬린)간에 911전화 통화를 통한 흑백간의 기묘한 우정, 고난 앞에서 믿음으로 성장하는 여성간의 우정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연쇄살인마 역의 ‘마이클 에클런드’ 역시 오래간만에 관객들이 분노하고 무서워할만한 악역을 연기하고 있구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더 콜’은 새로운 컨셉의 범죄 스릴러 영화이자, GPS와 스마트폰이라는 IT기기를 중심소재로 다룬 독특한 영화입니다. 요즘 상당수 범죄 스릴러 영화가 고전적 잔혹함만을 강조하는 반면, 이 영화는 현대사회에서 일어날만한 상황을 그리고 있습니다. 당장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119전화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살해당한 ‘오원춘 사건’이 있지 않습니까.
추리나 스릴러 영화 팬들이 즐길만한 영화로, 나중에라도 한국에도 한번 개봉되길 기원합니다.
하이아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이 영화에 논쟁거리가 될만한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엔딩입니다. 뜻밖의 반전이라면 반전인데, 한국 관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