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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먼드 크리스핀(1921-1978)은 sf문학편집인, 영화음악작곡가, 추리소설가, 교사등의 독특한 경력을 가진 작가입니다. '즐거운 살인'(buried for pleasure,1949)은 크리스핀의 6번째 작품이고 은광사에서 '살인그림자'라는 3류티 물씬 나는 제목으로 나온 적이 있고 자유문고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년에 '살인그림자'로 읽었는데 자유문고판을 구하게되서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을 읽는 동안 여러 작가들 생각이 났습니다. 이 작품은 한마디로 추리소설+슬랩스틱 코미디 정도로 정의 할 수 있는데 추리소설로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코믹한 poirot의 모습이나 샬럿 암스트롱의 '독약 한방울', 비추리소설로는 코니 윌리스의 '개는 말할 것도 없고'등이 생각이 납니다.
'독약 한방울'이나 '개는...'을 잼있게 보신 분이라면, 또 영국 시골풍경의 cozy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즐거운 살인'역시 내내 웃음을 머금고 보실수 있을것 같습니다.
(하드한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싫어하실지도...)

크리스핀의 작품은 스릴, 진지함, 서스펜스와 정 반대쪽에 서있습니다.
유쾌한 유머는 전 작품을 꽤뚫는 대전제입니다.
영국식 슬랩스틱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며 살인, 협박, 음모와 같은 소재를 다루고는 있지만 한편의 코미디 영화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고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코미디의 주인공 같이 모두 개성있고 친근한 인물들입니다.
크리스핀의 9편의 장편의 주인공은 옥스포드 대학의 영어영문학 교수인 저베이스 펜(Gervase Fen)입니다. 펜 교수는 한편으로 근엄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온갖 엉뚱한 생각을 해대는 인물로 역시 친근한 캐릭터입니다.
펜 교수와 함께 정신없는 정신병원장, 늙으막에 정치에 맛들인 추리소설가, 떠벌이 정치운동가, 식충이돼지, 물건을 집어던지는 요정, 노출광 미치광이같은 캐릭터가 작품을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약간의 로맨스도 나오고요..

작품의 줄거리는 몇 달전 독이든 초콜렛을 먹고 죽은 한 부인의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어설픈 낚시꾼으로 변장하고 있었죠)이 골프코스 오두막에서 칼에 맞아 죽는 사건이 벌어지고 하원 의원선거를 위해 시골에 들른 펜 교수가 사건을 해결해 가는 내용입니다.
펜 교수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은 다른 작품과는 차별된 느낌을 줍니다.
여타의 작품에 나오는 단서가 진지함과 풀리지않는 수수께끼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면 '즐거운 살인'의 단서들은 마치 여러개의 유머러스한 에피소드속에 무심히 흘려놓은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런 무심한 듯한 단서가 후반부로 갈수록 맞아들어가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입니다.

종반부에 범인과의 자동차 추격씬이 나오는데 이 또한 한편의 코미디입니다.
밴 다인의 '그린..'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자동차 추격씬이지요..
작품은 선거운동을 하러 내려와서 선거가 끝날 때까지의 시간을 배경으로 하는데 살인사건과는 별개로 이 선거운동과정을 보는 재미도 상당합니다..

왜 크리스핀의 작품으로 '즐거운 살인'만이 나와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평론가들에게 좋은 평을 듣기는 했답니다) 크리스핀의 대표작은 "the moving toyshop(1946)"이라고 합니다.
이 작품은 딕슨 카 feel이 난다고 하고요 펜 교수는 카의 펠 박사를 모델로 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합니다.(언제나 볼 수 있을지....)
그 밖에 데뷔작인 "금박입힌 파리 사건"(The Case of the Gilded Fly)도  재밌다고 하는데 죽기전에 읽어나 볼 수 있을지..ㅜㅜ

암튼 에드먼드 크리스핀의 작품은 가벼운 마음으로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으로 현재 책을 구하기가 쉽지는 않지만(동서에서 나오지 않을까?) 이 작품을 읽은 후 다른 작품이 고픈 것은 저뿐만이 아닐거라고 믿습니다..애거서 크리스티 feel 물씬 나는 작가를 발견한 것도...



별 내용도 없는 감상을 여기까지 읽어오신 분들께 영광을.....~!
부디 너그러이...

    
  • decca 2003.07.06 04:10
    크리스핀의 작품은 품위있는 유머죠. 저도 참 좋아하고 사라진 장난감 가게도 꼭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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